제목 [경남신문] [CEO 25시] 몽고식품 김만식 회장 - 경남신문 2005.11.03

 
[CEO 25시] 몽고식품 김만식 회장
100년 이어온 `변함없는 장 맛'

결식아동돕기 `100원의 사랑' 목표액 1억원 달성

올해로 창업 100주년을 맞는 몽고식품. 몽고식품 하면 어린 날 흑백TV 광고 ‘물 좋은 마산의 명산 몽고간장’이 연상된다.
다부진 체구에 인심 좋은 할아버지 모습의 김만식(67) 회장은 예나 지금이나 책상머리보다 현장을 누비길 좋아한다. 그래서 자칭 ‘야생마’다.

부친이 작고하자 72년 사장에 취임. 33년간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 회장은 아직 ‘청춘’이다. 한달에 두어번 정도는 전국 대리점 순회에 나서고. 1년에 대여섯번은 해외출장을 간다. 일선 은퇴 생각도 했지만 자식들에게 좀 더 노하우를 가르쳐야겠다는 욕심에 자리를 지키고 있단다.

‘내 몸에는 간장이 흐른다’는 말로 유명세(?)를 탄 김 회장은 오전 5시 자산동 자택에서 일어난다. 오래된 습관이다. 샤워를 하고 어시장을 찾거나 가까운 학교에서 자전거를 탄다. 어시장은 펄펄 뛰는 생동감이 좋아 일주일에 두어번은 찾는다.

6시30분 아침을 들고 잠시 휴식. 7시30분께 집을 나선다. 창원공장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신문을 보며 세상 흐름을 읽는다.

8시께 공장에 도착하면 사원들과 아침체조를 하고 본격 업무에 들어간다. 임원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서류를 챙기고 전자결재를 한다. 간부회의도 수시로 소집한다. 경영전반에 대해 토의하고. 꼼꼼히 메모를 한다. 11시가 되면 대개 생산현장을 둘러본다. 직접 보고 듣는 현장 방문은 경영자로서의 중요한 자세라고 여기는 때문이다.

점심식사는 외부 지인들과 할 때가 많지만 오늘은 직원들과 함께 구내식당에서 했다. 사실 김 회장은 웬만한 식도락가 뺨칠 정도로 맛을 즐긴다. 이는 부친의 영향이 크다. 영업을 위해 전국 식당을 순례하다보니 지리박사가 됐고. 미각은 고급스럽게 단련이 됐다. 그가 “어릴 적 입맛은 평생 간다”며 웃었다. ‘맛따라 천리길’ 사연을 잘도 풀어낸다.

13시30분 회사를 찾은 지인을 맞이하고 걸려온 전화 받기에 분주하다. 걸걸한 목소리에 정감이 묻어난다. 한번 들르라는 말을 잊지 않고 전화를 끊는다.
18년 넘게 김 회장을 모신다는 안강수 이사는 “사실 지금까지 마산·창원에서 김 회장의 몽고간장을 안먹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해에 선물로 나가는 간장만해도 족히 3억원어치는 될 것이다”고 귀띔했다.

지난 해엔 결식아동돕기 기금 마련을 위해 몽고송표간장 1병이 팔릴 때마다 100원씩 적립하는 ‘100원의 사랑’ 캠페인을 전개해. 최근 목표금액인 1억원을 달성했다. 4일 열리는 100주년 기념식에서 경남도에 전달할 예정이다.

“아낄 때는 자린고비가 되고. 쓸 때는 흔쾌히 쓸줄 아는 게 경영인이다. 선친은 살아 생전에 함께 영업을 다닐 때 ‘사람은 신용을 잃으면 안된다는 것과 사회에서 얻은 수익은 사회로 환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도 당시의 말씀이 귀에 선하다.”

18시30분. 그는 회사 정문을 나섰다. 저녁약속이 잡혀 있다. 약속 장소에는 몽고간장 신제품을 꼭 챙겨간다. 식당 주인이나 주방장에게 홍보하기 위해서다. 그는 그렇게 살아왔다. 영업에는 밤낮, 시도때도 없어야 결실을 맺는다는 걸 몸이 먼저 알고 있는 때문이다.

“프랑스엔 400년된 제과점이 있고. 일본엔 3대를 이어온 초밥집이 있다. 몽고식품을 그런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내가 못하면 아들들이. 그도 안되면 또 손자들이 해내리라 믿는다”고 김 회장은 힘주어 말했다.

간장 외길을 걷고 있는 김 회장, 그에겐 남은 꿈이 있다.

“복분자간장·유자간장에 이어 조만간 100주년 기념 대추간장. 벌꿀간장도 선보일 예정이다. 앞으로도 신세대를 겨냥한 웰빙 기성제품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몽고식품이 세계적인 종합식품회사 반열에 오를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잔병을 거의 모르고 산다는 김 회장은 저녁 식사나 술자리가 길어지면 모를까 저녁 9시 뉴스는 놓치지 않고 본다. 잠자리는 대개 23시께 든다.

김 회장은 담배는 하루 반갑. 술은 곧잘 한다. 가족은 부인 이윤정(62·몽고식품 부회장)씨와 3남1녀를 두고 있다. 홍정명기자